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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노래

18살 된 소녀는 갓 시집을 왔네

검은 머리 처음으로 쪽을 틀어

비녀를 꽂고 빨간 천을 둘러

낯선 방 안에 발을 들이고

처음 보는 사람, 울 것 같은 얼굴

따뜻한 손은 그녀를 달래주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네

여름의 축제, 붉은 등불

물 위를 걸어가는 풍등에 소원을 빕시다

낮은 목소리에 소녀는 흔들리고

모르게 물들어가는 분홍빛에 내줄 수 밖에 없네


찻잎이 모인 찻잔 안에

뜨거운 물 부어 모르게 피어나듯

자라난 마음을 막을 길이 없네

정이란 건 원래 다 그런 가요

연못에서 노니는 잉어들은 어찌 그리 곱던가

먹으로 그린 먼 산 같은 눈썹

목덜미에 내려앉은 제비꼬리 

칼을 내려친다고 붓을 든다고 모두 낭군이 아니듯

지금 내 앞에서 금을 타는 이여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그대가 내 낭군입니다


나보다 많이 크고 나이도 든 당신, 한마디 해주세요

무엇이 그리 섭섭해서 가만히 있나요

부끄러워하는 얼굴은 진심인가요

절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옷자락 속에 숨겨둔 편지를 보여주세요

동백 무더기 속에 숨겨둔 작은 참새의 깃털

보잘것없지만 예쁘구나

여우와 너구리가 재잘거리는 계곡의 옛날 이야기는

나를 어린 시절의 낮잠으로 이끌고

툭하고 떨어져버린 비녀는

괜히 당신을 수줍게 만들었네


찻잎이 모인 찻잔 안에

뜨거운 물 부어 모르게 피어나듯

자라난 마음을 막을 길이 없네

정이란 건 원래 다 그런 가요

거울 속 내 모습은 어찌 이리 고운가

주황빛 비늘은 수초와 흔들리고

오색의 꽃잎이 우리 위에 쏟아지면

분을 칠한다고 노래를 부른다고 모두 낭자가 아니듯

지금 내 앞에서 금을 타는 이여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내가 그대의 낭자입니다


손을 맞잡은 우리 모습 어찌 이리 정다울까

꿈을 품은 하룻밤은 가슴 속에 새겨지고

그 끝을 잠시만 쥐고 서 있으면

안고 있다고 바라본다고 모두 사랑이 아니듯

그대는 금을 타세요, 나는 춤을 출 것입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서로의 정인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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