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싸웠다니 누군가 죽었다니

누구는 돈을 번다니 무언가를 먹었다는

낭랑하고 건조한 목소리는 의미 없는 화면에서 흘러,

이젠 쓸쓸한 거실 안으로 밀려 들어오고

아아, 그대여, 나는 어찌하여 이리도 늙었답니까.

목욕탕 수챗통에 쌓이는 내 검은 머리 한오리씩

그대여, 내 머리 한 오리씩 모아 밧줄이라도 만들어 상에 올리면

그대는 그걸 받고 나도 올려줄 건가요

내 검은 머리 모아모아 아주 긴 동아줄 만들면

하지만 하늘에 닿기에는 이 땅이 너무나 낮고 깊은 모양입니다.

나는 어찌하여 이리도 늙었답니까.

이제 내 남은 머리카락도 단지 반쪽.

누군가 죽었다니

누군가 죽었다니

누구는 살았지만 누구는 죽었다는

그대여, 내 머리가 다 빠져 지천을 뒤덮어 검게 물들이면

정녕 땅이 밧줄이 되어 나를 올려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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